🎬천녀유혼

감독

정소동

출연

장국영, 왕조현, 우마 외

장르

로맨스/판타지/공포

개봉일

1987.12.25

#외국영화 #홍콩영화

처음 <천녀유혼>을 봤을 땐 로맨스에 더 집중해서 봤다. 귀신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설정이 애틋했고, 왕조현의 아름다움과 슬픈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머물렀다. 그런데 다시 보니 공포와 판타지 요소도 꽤 강하다. 해골, 괴물, 어두운 숲과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까지, 당시엔 배경처럼 느껴졌던 장면들이 지금 보니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. 1980년대 영화라 촌스럽지 않을까 걱정했지만, 오히려 그 시절만의 감성과 연출이 지금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. 빠른 장면 전환이나 유치한 유머도 홍콩 영화 특유의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, 무협, 로맨스, 공포, 코미디가 절묘하게 섞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. 왕조현은 이 영화에서 정말 아름답게 나온다. 연기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장국영과의 조화가 인상적이고, 그녀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역할이다. 특히 목욕통 속 키스 장면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담아낸 명장면으로,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. 이 영화를 다시 보며 장국영이라는 배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. 그의 죽음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. 그 날은 만우절이었고, 내가 어릴적에 일어났던 장국영의 죽음이라는 소식은 너무 갑작스러웠다. 처음엔 누군가의 장난이라 생각했는데.. 믿고 싶지 않았고, 믿을 수 없었다.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<천녀유혼>은 그를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게 해주는 영화다. 섭소천이라는 인물에 녹아든 그의 순수함과 슬픔, 그리고 사랑은 지금도 마음을 울린다. <천녀유혼>은 시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사랑을 꿈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. 그래서 이 영화를 로맨스로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.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. 그리고 그 감정 속에는 장국영이라는 배우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남아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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